2026년 1월 28일 수요일

[K-POP 걸그룹] 음악의 색, 유행의 색, 성장의 색



처음에 정한 색깔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어떤 걸그룹이 데뷔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 팀의 음악 색깔부터 기억한다. 밝고 통통 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묵직하고 강한지, 혹은 몽환적인 분위기인지. 이 첫인상은 생각보다 오래 간다. 몇 번의 활동이 지나도 “그 팀은 원래 이런 음악 하던 팀”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원래”가 점점 현재와 어긋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멤버들의 나이는 그대로 있지 않고, 듣는 사람들의 취향도 계속 바뀐다. 데뷔 초에 잘 어울리던 콘셉트가 3년, 5년이 지나도 그대로 맞아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회사도 이걸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어느 시점이 되면 꼭 이런 고민이 시작된다. “이제는 조금 바꿔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 분위기에서 더 갈 수 있을까”.

하지만 바꾼다는 건 늘 위험이 따른다.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일부 내려놓아야 하고, 팬들이 좋아하던 포인트도 건드리게 된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한 번에 확 바꾸기보다는, 앨범 하나, 타이틀 하나씩 아주 조금씩 방향을 틀어본다. 겉으로 보면 큰 차이 없어 보이는데, 몇 년 지나서 다시 돌아보면 “아, 이때부터 조금씩 달라졌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음악 스타일의 변화는 대개 이런 식으로, 조용히, 그리고 꽤 오래에 걸쳐 진행된다.

유행을 따라갈 것인가, 자기 길을 지킬 것인가

K-POP 씬은 유행 변화가 빠른 편이다. 어느 해에는 이런 스타일이 쏟아져 나오고, 다음 해에는 또 전혀 다른 분위기가 대세가 된다. 이런 흐름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자기 색이 중요하다고 해도, 너무 시대랑 동떨어진 소리를 내면 관심을 받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팀들은 유행을 어느 정도는 참고한다. 다만 문제는 “어디까지” 따라갈 것이냐다. 너무 그대로 가져오면, 팀 고유의 색이 흐려지고, “이 팀만의 이유”가 사라진다. 반대로 너무 버티기만 하면, 점점 과거에 머무는 팀처럼 보이게 된다.

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팀들은, 유행의 요소를 자기 식으로 소화한다. 리듬이나 사운드는 트렌드를 반영하되, 멜로디나 분위기에서는 여전히 “그 팀 같다”는 느낌이 남도록 조절한다. 이게 말로는 쉬운데,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어떤 팀은 이 시도에서 크게 성공하고, 어떤 팀은 “왜 갑자기 이러지?”라는 반응을 듣게 된다.

결국 유행은 참고서일 뿐, 정답지는 아니라는 걸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여기서 갈린다.

멤버들의 성장도 음악을 바꾼다

처음 데뷔했을 때와 몇 년이 지난 뒤의 멤버들은, 실력도, 목소리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특히 보컬 쪽은 변화가 꽤 눈에 띈다. 예전에는 소화하기 어려웠던 음역이나 스타일을,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여유 있게 다루게 된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음악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예전에는 상큼한 곡이 제일 잘 어울렸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더 무게감 있는 곡이 더 잘 받쳐주는 식이다. 이걸 무시하고 계속 예전 스타일만 고집하면, 오히려 멤버들의 장점을 제대로 못 쓰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음악 스타일 변화는 단순히 시장이나 유행 때문만이 아니라, 팀 내부의 성장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멤버들이 “이제는 이런 것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감각을 가지게 되는 시점이 오고, 그게 다음 앨범의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팬들이 “이 팀, 많이 컸다”라고 느끼는 순간에는, 대개 음악에서도 그 변화가 같이 보인다.

한 번의 실험이 남기는 것

어느 팀이든, 활동 중간에 한 번쯤은 “이번엔 좀 다르게 해보자”라는 시도를 한다. 그게 완전히 새로운 장르일 수도 있고, 기존 스타일을 많이 비튼 형태일 수도 있다. 이 실험이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다. 반응이 미지근할 때도 있고, 심지어 이전보다 관심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이 시도가 다 헛수고는 아니다. 어떤 팀들은 이 한 번의 실패를 통해 “아, 이 방향은 우리랑 안 맞는구나”를 분명히 알게 되고, 다음에는 더 자기한테 맞는 선택을 하게 된다. 또 어떤 팀들은, 처음에는 반응이 애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시도를 전혀 하지 않는 팀은 결국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계속 안전한 선택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예상 가능한 팀”이라는 인식이 굳어버린다. 그때가 되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처음만큼의 신선함을 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음악 스타일의 변화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팀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결국 남는 건 “그 팀다운 소리”

여러 번의 변화와 시도를 거치고 나면, 어떤 팀은 오히려 자기 색이 더 또렷해진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우리는 이런 걸 할 때 제일 빛난다”는 감각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새로운 장르를 가져와도 그 팀 특유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팬들 입장에서도, “이번엔 또 스타일이 바뀌었네”라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이 팀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 변화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게 바로 많은 팀들이 도달하고 싶어 하는 상태다.

음악 스타일 변화는 결국, 변하기 위해 변하는 게 아니라, 오래 가기 위해 변하는 과정에 가깝다. 계속 같은 자리에 서 있으면 편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빨리 익숙해지고, 빨리 지나가 버린다.

조금씩 방향을 틀고, 때로는 돌아가고, 때로는 크게 건너뛰면서 쌓인 시간이, 결국 “이 팀은 이런 소리를 하는 팀”이라는 한 줄로 정리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 한 줄이 생겼을 때, 그 팀은 비로소 자기 자리를 갖게 된다.

[K-POP 걸그룹] 음악의 색, 유행의 색, 성장의 색

처음에 정한 색깔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어떤 걸그룹이 데뷔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 팀의 음악 색깔부터 기억한다. 밝고 통통 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묵직하고 강한지, 혹은 몽환적인 분위기인지. 이 첫인상은 생각보다 오래 간다. 몇 번의 활동이 ...